다시 시작된 펩시의 스토리, Rolex GMT-Master II Ref. 116719BLRO

5초 요약
장점 (Pros)
- 세계 최초 일체형 레드/블루 세라크롬(Cerachrom) 세라믹 베젤 구현이라는 신화적 기술력
- 언뜻 스틸처럼 보이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선사하는 18K 화이트 골드만의 '스텔스 럭셔리' 미학
단점 (Cons)
- 18K 화이트 골드 소재 특유의 스틸 대비 높은 스크래치 민감도 및 묵직한 무게감
- 2018년 스틸 펩시(126710BLRO) 출시로 인해 초기 구매자들이 느꼈던 희소성 감쇄 이슈
1. Ref. 116719BLRO는 어떤 모델인가? (출시 및 연혁)
2014년 바젤월드의 충격적 등장
롤렉스는 2005년 GMT-Master II의 50주년을 기념하여 내구성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소재인 '세라크롬(Cerachrom)' 베젤을 최초로 도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초기 세라크롬 기술은 단일 색상(블랙)에 국한되었으며(Ref. 116710LN), 2013년에 이르러서야 최초의 투톤 세라믹 베젤인 '배트맨(Ref. 116710BLNR)'을 통해 두 가지 색상을 결합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1년 뒤, 2014년 바젤월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모델이 바로 Ref. 116719BLRO입니다.
대중들은 아이코닉한 펩시 베젤이 당연히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로 출시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롤렉스의 선택은 예상을 뒤엎고 '18K 화이트 골드' 단일 소재였습니다. 당시 레드와 블루의 경계를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균일한 색상을 뽑아내는 세라크롬 생산 수율은 상당히 낮았으며, 베젤 인서트 한 장을 생산하는 데 일반 블랙 베젤보다 몇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펩시 베젤 인서트의 제조 원가가 워낙 높았기에, 롤렉스는 초기 개발비를 회수하고 극소량의 생산 물량을 통제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대중적인 스틸 모델이 아닌 브랜드 최상위 귀금속 라인업에만 이 베젤을 탑재하는 초고가 럭셔리 마케팅 전략을 실행한 것입니다.
다이얼의 변화 타임라인
- 2014년 ~ 2018년 (초기형 - 블랙 다이얼): 출시 당시의 오리지널 사양으로, 롤렉스 스포츠 워치의 전통을 따르는 깊고 풍부한 광택의 블랙 다이얼이 적용되었습니다. 화이트 골드의 묵직한 은빛 케이스와 블랙 다이얼, 펩시 베젤의 조화는 정돈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 2018년 이후 (후기형 -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 전환): 2018년 바젤월드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펩시(Ref. 126710BLRO)가 블랙 다이얼로 출시되었습니다. 스틸과 화이트 골드 모델을 나란히 놓으면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디자인이 흡사했기 때문일까요? 스틸 대비 약 4배 높은 가격대의 화이트 골드 모델이 가진 희소성을 보존하기 위해, 롤렉스는 기존 블랙 다이얼 대신 '미드나잇 블루(Midnight Blue) 다이얼'을 개발하여 Ref. 116719BLRO에 새롭게 탑재했습니다.
2. GMT-Master II 라인업에 미친 영향력
- '스틸 펩시' 시대를 열어준 징검다리이자 정점
116719BLRO는 롤렉스의 현대 스포츠 워치 진화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이어진 화이트 골드 모델의 생산 기간 동안, 롤렉스는 까다로운 투톤 세라믹의 열처리 제어 및 화학적 오차 범위를 정교하게 데이터화했습니다. 이 4년간 축적된 실제 필드 데이터가 없었다면, 2018년 대량 생산을 통해 전 세계적인 광풍을 몰고 온 스테인리스 스틸 펩시(Ref. 126710BLRO)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116719BLRO는 스틸 펩시 등장 이후에도 단순히 '고가의 모델'에 그치지 않고, 하이엔드 컬렉터들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습니다. 스틸 모델이 캐주얼한 쥬빌리(Jubilee) 브레이슬릿으로 대중성을 강조했다면, 화이트 골드 모델은 묵직한 3열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을 고수하며 정통 스포츠 툴워치의 품격과 드레스 워치의 우아함을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3. 2026년 8월 현재 시장에서의 평가 및 시세
- 초기 블랙 다이얼 vs 후기 미드나잇 다이얼의 희소성 가치
현재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Ref. 116719BLRO의 가치는 장착된 다이얼의 오리지널리티에 따라 극명하게 나뉩니다. 2014~2018년 생산분 중 다이얼 교체 없이 보증서상(국가마다 보증서에 기재되는 내용의 차이가 있지만..)의 출고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오리지널 블랙 다이얼'과, 이후 짧은 기간 생산된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로 시장이 구분됩니다. 국내에서 이 모델의 실물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기에, 주요 아시아 시장의 대략적인 시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16719BLRO 블랙 다이얼: 6,000 ~ 6,400만 원 내외
- 116719BLRO 블루 다이얼: 6,500 ~ 7,000만 원 내외
현재는 블루 다이얼 모델이 더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4. 미래 전망 및 컬렉터 관점의 가치
롤렉스 수집 시장에서 '최초(The First)'의 타이틀이 가지는 자산 가치는 절대적입니다. 116719BLRO는 현대 롤렉스가 세라믹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정복하고 일구어낸 '최초의 펩시'로서, 향후 어떤 혁신 모델이 등장하더라도 그 상징성은 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틸 펩시의 프리미엄 거품에 회의감을 느끼고, 진정한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가치"를 갈망하는 컬렉터들에게 이 모델은 시간이 흐를수록 대체 불가능한 명작으로 그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