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 흥행의 신호탄, Rolex GMT-Master II Ref. 116710BLNR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배트맨 or 파워에이드'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롤렉스 GMT-Master II Ref. 116710BLNR은 단순한 시계를 넘어, GMT-MASTER의 부활을 이끈 아이코닉한 타임피스입니다. 세계 최초의 단일 블록 투톤 세라크롬 베젤을 적용하며 기술적 혁신을 증명함과 동시에, 정통 툴워치의 견고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담아낸 이 모델의 흐름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1. GMT-Master II 116710BLNR의 발자취
오늘 소개할 모델인 116710BLNR은 2013년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당시 “바젤월드”에서 발표 이후 국내에 입고 되어서 Ref. 116710LN, 116713LN 모델과 나란히 전시되어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모델은 롤렉스 역사에 중대한 이정표를 세운 모델입니다. 프랑스어로 파란색과 검은색을 뜻하는 **'BLNR(Bleu Noir)'**이라는 코드명에서 알 수 있듯이, 어두운 밤을 뜻하는 블랙과 푸른 낮을 뜻하는 블루 컬러를 단일 세라믹 블록 위에 구현한 세계 최초의 투톤 세라크롬(Cerachrom) 베젤을 탑재했습니다. 잠시 현대적인 GMT-MASTER 2의 발자취는 다음과 같습니다.
- Ref. 116718LN (2005 ~ 2018) : 롤렉스 GMT-마스터 5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18K 옐로우 골드 모델로, 브랜드 최초로 세라크롬 베젤을 도입했습니다. 선명한 롤렉스 전용 그린 다이얼과 블랙 다이얼로 출시되었으며, 세라믹 베젤 시대를 연 상징적인 골드 모델입니다.
- Ref. 116713LN (2006 ~ 2018) : 오이스터스틸과 18K 옐로우 골드가 조화를 이루는 투톤 모델입니다. 블랙 세라믹 베젤 상의 옐로우 골드 음각 숫자와 그린 GMT 핸즈가 어우러져 화려하면서도 뛰어난 시인성을 자랑합니다.
- Ref. 116710LN (2007 ~ 2019) : 스틸 케이스에 올 블랙 세라믹 베젤을 갖춘 가장 표준적이고 클래식한 GMT 마스터 II입니다. 다이얼 위의 초록색 GMT 핸즈와 'GMT-MASTER II' 정면 문구가 시그니처 포인트입니다. 2019년 단종 이후 스틸 라인업에서 단색 블랙 베젤이 사라지면서 희소성이 높아졌습니다.
- Ref. 116710BLNR (2013 ~ 2019): 롤렉스 최초의 단일 세라믹 디스크에 두 가지 색상을 구현한 모델로서 위에서 언급했듯, GMT-MASTER의 흥행을 이끈 역사적인 모델입니다.
- Ref. 116719BLRO (2014 ~ 2018) : 18K 화이트 골드 소재에 일체형 레드/블루 '펩시' 세라크롬 베젤을 세계 최초로 구현한 모델입니다. 고급스러운 화이트 골드의 무게감과 클래식한 블랙 다이얼의 조합으로 펩시 베젤의 부활을 알린 모델입니다.
2. 왜 이 모델이 특별한가?
2005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GMT-MASTER는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십만 원만 더 보태면 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서브마리너를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롤레조(콤비)나 골드 모델과 달리, 스틸 모델은 언제나 대기 수요가 있었으나 116710LN의 경우 대부분 매장에 재고가 남아 판매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본 모델이 출시되면서 GMT-MASTER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초기 반응이 다소 완만했으나, 해외에서는 출시와 동시에 프리미엄이 붙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실제로 국내 인기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해외 여행객들이 주로 구매해 가곤 했습니다. 이후 GMT-MASTER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이듬해 116719BLRO(화이트 골드 모델)가 출시되자, 국내 인지도 또한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에 힘입어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블랙 베젤의 116710LN 모델까지 덩달아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세라믹 베젤에 두 가지 컬러를 완벽하게 구현한 혁신적인 기술력은 GMT-MASTER가 단숨에 시장을 장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묵직하면서 시선을 사로 잡다.
116710BLNR을 손목 위에 올리는 순간, 묵직하게 전해지는 약 152g의 무게감은 단순한 중량을 넘어 이 시계가 가진 신뢰의 크기를 대변합니다. 일상의 평범한 셔츠 소매 끝에서 슬며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3열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은 유광과 무광의 절묘한 교차를 통해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럭셔리 워치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물론, 중앙의 유광 마디에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쌓이는 미세한 스크래치(스월마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이는 오히려 주인과 함께한 세월을 기록하는 훈장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베젤의 블루 컬러 때문에 계절을 타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급스러우면서도 과하지 않은 매력을 뽐내며, 스포츠 워치의 역동성과 오랜 세월이 깃든 클래식한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냅니다.
4. 시세 및 전망
2026년 7월 기준으로, 이 모델은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2,400~2,600만 원, 국내 시장에서는 2,100~2,300만 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국내 시장은 단종 이후 글로벌 시장만큼의 객관적인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시세가 다소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본 모델 역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해외 시장으로 물량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어, 머지않아 국내에서 좋은 상태의 개체를 찾아보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롤렉스와 GMT-MASTER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 모델의 영입을 고민 중이시라면, 좋은 컨디션의 매물을 만났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